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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이 나를 싫어하는 이유

by []).push 2020. 11. 6.

그 사람이 나를 싫어하는 이유

 

 

 

아내와 고등학생인 딸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 때 담임선생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당시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국어교육에 열의가 대단하신 분이었다. 

읽기와 쓰기도 강조하였지만 무엇보다 반듯한 글씨체를 강조하셨다.

아이들은 다소 힘든 선생님이었지만 부모 입장에서는 아주 좋은 분이셨다.

 

여름방학이 거의 끝나갈 무렵 외출 중이던 아이가 우연히 선생님을 만났다.

그런데 선생님의 첫마디는 "일기 잘 쓰고 있지, 글씨는 반듯하게 잘 쓰지"였다.

오랜만에 만나는 아이에게 "그동안 잘 지냈니" "여름방학은 즐거웠니?"같은 안부인사를 기대했던 

아이는 선생님에게 실망감을 느꼈고 마음이 많이 닫혀 버렸다.

아무것도 모를 것 같은 9살 아이도 말 한마디에 상대에게 마음을 닿아버린다.

 

살다 보면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게 뭐 이만한 일로 그렇게 역적을 낼까 싶을 때가 있다.

하지만 상대가 나에게 하는 행동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거인을 쓰러뜨리는 것은 큰 산이 아니라 작은 돌부리라고 했다.

그러므로 큰 결과는 아주 작은 단초에서 시작되었음을 인지해야 한다.

 

 

사회생활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작은 행동 하나 가 큰 오래를 불러일으킬 수 있고 그 오해로 인해 생각하지 못한 결과를 만들 수 있다.

예전에는 해외출장은 다녀오면 직원들에게 작은 선물을 사 오는 것이 관례처럼 되어있던 시절이 있었다.

선물이래 봐야 담배나 볼펜 열쇠고리 정도였는데, 그래도 물 건너온 것이라며 기꺼이 즐거운 마음으로 선물을 받았다.

 

언젠가 해외출장을 다녀온 후배가 뉴욕이라는 글씨가 써진 열쇠고리를 사 와서 돌린 적 있다.

대부분은 고맙게 받았는데 유독 한 선배만 필요 없다고 안 받았단다. 

후배는 머쓱한 기분에 몇 번 더 권했지만 결국엔 필요 없다며 안 받았단다. 

굴욕감을 느낀 후배는 그 선배에게 마음을 접었다고 했다. 

 

상대는 나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했다.

무조건 상대방의 행동을 비판하기보단 상대방의 그런 반응을 찬찬히 헤아려볼 필요가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내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 왜 이렇게 반응하는지 알려줄 수 있겠니"라고 물어봐야 한다.

 

"선생님은 오랜만에 만났는데 왜 안부보단 일기 쓰기나 반듯한 글씨체를 먼저 물어보셨어요. 너무 서운 했어요."

"선배는 왜 제 선물을 거부했어요. 싫어도 그냥 좀 받아줄 수 있었잖아요. 그때 너무 서운했어요."

 

이처럼 상대방이 솔직히 이야기할 수 있도록 편안하게 반응을 이끌어내야 한다.

관계의 개선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그 사람이 나를 싫어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나에게서 비롯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무조건 상대방을 비난하기보단 우선 내 주변부터 찬찬히 다시 한번 곱씹어 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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